세계 최대 크루즈 그룹 카니발 코퍼레이션(Carnival Corporation & plc)이 산하 브랜드 3곳을 가로지르는 선단 재편(fleet reshuffle)을 발표했습니다. P&O 크루즈가 2005년부터 운항해 온 '아카디아(Arcadia)'는 2029년 할랜드 아메리카 라인으로 이전해 선단이 11척에서 12척으로 확대되고, 큐나드의 최신선 '퀸 앤(Queen Anne)'은 아카디아가 떠난 자리를 메워 개명 후 2029년 5월 P&O 크루즈에서 취항합니다. 두 선박 모두 이전 전 대규모 개수 리뉴얼을 거치며, 기존 예약 승객의 항차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같은 그룹 안에서 신조 없이 선박 자체를 브랜드 간에 이동시키는 이른바 '셔플'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크루즈하이브(10월 6일자) 보도를 바탕으로 이번 재편의 배경과 각 선박의 행방, 승객에게 미치는 영향을 정리했습니다.

무슨 일 — 그룹 브랜드 3곳을 잇는 '원형 이동'

발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요컨대 P&O → 할랜드 아메리카, 큐나드 → P&O로 선박이 순환하는 구조입니다.

아카디아의 '홈커밍' — 발주는 했는데, 데뷔 못 한 배

이번 이전의 백미는 아카디아의 이력입니다. 이 배는 2000년 할랜드 아메리카가 발주한 비스타(Vista)급 선박입니다. 그러나 계획이 바뀌어 큐나드로 넘어가 '퀸 빅토리아'로 데뷔할 예정이었고, 출항을 앞두고 또 한 번 P&O 크루즈로 재배정돼 2005년부터 줄곧 P&O에서 운항해 왔습니다. 21년 만의 이번 이전으로 아카디아는 발주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본가' 할랜드 아메리카 선단에 합류하게 됩니다.

아카디아는 오스터담·노르담·베스터담·자이더담 등 할랜드 아메리카의 기존 비스타급 4척과 동일 플랫폼을 공유합니다. 운영·정비·승무원 훈련 어느 면에서나 자연스러운 fit이라는 게 선사 측 설명입니다. 할랜드 아메리카는 이 배를 통해 2,000명 이상의 추가 수용 능력과 선단 배치 유연성을 확보합니다.

'에볼루션 프로그램'의 확장 — 5억 달러 선단 투자

할랜드 아메리카는 아카디아 이전을 '에볼루션(Evolution) 프로그램'의 확장으로 설명합니다. 올해 4월 발표된 이 프로그램은 5억 달러 규모의 다년간 선단 투자로, 당초 오스터담·자이더담·베스터담·노르담·니우 암스테르담·유로담 등 6척에 새로운 시설·레스토랑·객실과 핀클(Pinnacle)급 선박의 일부 기능을 더하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아카디아도 이전 전에 에볼루션 프로그램의 대규모 개수를 거칠 예정이며, 구체적인 적용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비스타급 선박으로서 그녀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자, 우리 153년 역사상 최대의 게스트 경험 전환인 '할랜드 아메리카 에볼루션'의 흥미로운 확장입니다." — 베스 보든스타이너(Beth Bodensteiner), 할랜드 아메리카 라인 사장

퀸 앤은 P&O행 — 2028/29 월드 보이지가 큐나드에서의 마지막

아카디아를 보내는 P&O의 빈자리는 큐나드의 퀸 앤이 메웁니다. 2024년 큐나드에서 데뷔한 113,000총톤·3,000인승의 핀클급 선박으로, 할랜드 아메리카의 콩인스담·니우 스타텐담·로테르담과 같은 플랫폼입니다. 퀸 앤은 2029년 1월 시작되는 2028/29 월드 보이지까지 큐나드에서 운항한 뒤 대규모 개수와 개명을 거쳐 2029년 5월 P&O 크루즈에 합류합니다.

퀸 앤은 그 전에 2028년 5월 리버풀에서 열리는 큐나드 '포 퀸즈(Four Queens)' 행사에도 참가합니다. 퀸 메리 2·퀸 빅토리아·퀸 엘리자베스·퀸 앤 4척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역대 최초로, 사실상 퀸 앤의 큐나드 '작별 무대'가 됩니다.

큐나드는 3척 체제로 — "더 통일된 정체성"

퀸 앤이 떠난 뒤 큐나드는 퀸 메리 2·퀸 빅토리아·퀸 엘리자베스의 3척 체제가 됩니다. 카니발 UK·P&O 크루즈·큐나드를 총괄하는 폴 러드로우(Paul Ludlow) 회장은 이번 재편에 대해 "각 선박은 깊이 뿌리내린 정체성을 지니며, 전 세계 게스트들이 큐나드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 짓는 timeless한 스타일·헤리티지·의식감을 구현한다"며 보다 통일된 선단 정체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룹 차원에서는 신조 부담 없이 브랜드별 선단 구성을 최적화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승객에게 — 당장의 걱정은 불필요, 2029년부터의 변화

결론은 "지금 예약한 항차는 그대로"입니다. 카니발 코퍼레이션은 아카디아와 퀸 앤의 이전 시점 전에 공개된 모든 항차가 예정대로 운항된다고 못박았습니다. 다만 2029년 이후 지중해·북유럽·월드 크루즈 등을 계획하는 승객이라면 ▲아카디아가 할랜드 아메리카 브랜드로 재탄생하는 모습 ▲퀸 앤이 새 이름으로 P&O에서 출발하는 항차 ▲3척 체제가 된 큐나드의 향후 선단 계획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퀸 앤의 2028/29 월드 보이지는 '큐나드 퀸 앤으로서의 마지막 항해'라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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